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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7년 2월 베동

/ 자유주제

엄마한테 정떨어지는분 계신가요..

저희 엄마는 쉽게 말하면 ‘교양’이라는 걸 배울 기회가 별로 없었던 분이에요. 대단한 지식이나 격식을 말하는 건 아니에요. 어릴 때 할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시고, 4남매의 장녀로 살아오다 지지리도 가난한 아빠를 만나 결혼해 평생 일만 하며 사셨어요. 제가 임신을 하고 나니 그런 엄마의 삶이 새삼 더 대단하게 느껴져요. 엄마는 어떻게 그렇게 살았을까 싶고 예전보다 더 애틋하고 안쓰러운 마음도 들어요. 그런데 한편으로는 아무리 엄마라도 순간순간 정이 떨어질만큼 싫어지는 모습들이 있어서 저도 제 마음을 모르겠어요. 참 양가적인 감정이 드네요. 가장 힘든 건 식사예절이에요.. 아무리 배가고파도 같이 먹는 사람들과 어느 정도 속도를 맞추면 좋겠는데 늘 혼자 허겁지겁 드시고, 반찬도 거리낌 없이 손으로 집으세요. 뭔가 흘리면 휴지로 닦기보다 옷이나 손으로 슥 닦고 마시고요. 공용음식을 먹을 때도 앞접시에 덜어 먹기보다는 찌개든 양념장이든 본인이 먹던 수저나 음식을 그대로 푹 담가 드세요. 가족끼리 먹을 때는 백번 양보해서 그러려니 할 수 있는데 남편이나 다른 지인들과 함께 식사할 때도 똑같으니 저는 식사 내내 엄마 주변을 닦아드리고 행동 하나하나를 신경쓰며 눈치가 보여요.. 두번째는 생리현상이에요. 엄마는 늘 참으면 병난다며 장소나 상황에 크게 개의치 않으세요. 최근에는 소변을 보고 물을 내리지 않는 모습도 계속 보게 됐어요. 처음에는 실수겠거니 하고 괜히 싸우기 싫어 아무말도 하지 않았는데 남편이 출장 간 동안 친정에 와서 며칠 지내며 같은 모습을 반복해서 보니 이제는 이유를 묻기도 싫을 만큼 짜증이 나고 힘드네요. 엄마가 보고싶어서 친정에 왔는데 막상 며칠 함께 지내다 보면 이런 모습들이 계속 눈에 들어오면서 현타가 와요. 임신 전에는 싸울 기운이라도 있어서 엄마한테 부탁도하고 회유도하고 화를 내면서 공공장소에서는 그러면 안 된다고 하나하나 이야기해보기도 했어요. 그런데 이제는 이게 누군가 가르쳐준다고 고쳐지는 문제인가 싶고 너무 오랫동안 그렇게 살아왔고 이미 엄마에게는 그게 너무 자연스러운 생활방식으로 굳어버린 것 같아요.. 글에 차마 다 적지못한 일들까지 저도 마음에 쌓인게 많은거같아요 그리고 이런 모습을 남편이나 다른 사람들이 볼 때는 솔직히 창피한 마음까지 들어요.. 다음 달 추석에도 남편과 함께 오기로 했는데 벌써부터 걱정돼요. 이런 모습들을 또 신경 쓰면서 지낼 생각을 하니 오고 싶지 않다는 생각까지 들구요... 잠도 안 오고 마음이 복잡해서 끄적여봅니다..😭

댓글

7

  1. 이 글 읽는데 마음이 좀 먹먹해지네요,,,

  1. 중학교3학년 친구랑 집에가는데 장보고 들어가는 엄마가 웃으며 안녕 하는데 모른척 지나갔어요 제가 그 때 엄마 나이가 됐네요 이렇게 어린나이 였다니....

  2. 저도.. 어린 시절 가난속에서 아등바등 컸을 엄마를 생각하며 이만큼 살고있는 것도 대단하다며 낳아주신 엄마에게 감사해야지 하는데 엄마의 부족한 모습을 보면 화도 나고 답답하기도 합니다ㅜㅜ 엄마의 지혜롭지 못한 행동때문에 최근에 저도 속상하고 화나고 짜증나는 일이 있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마니까 싶더라고요. ... ㅜㅜ 다들 같은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 같아서 마음이 쓰이네요ㅠㅠ

  3. 임신하고 나면 엄마 생각이 유난히 많이 나더라구요. 저도 그랬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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