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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3월 베동

/ 자유주제

시지프스의 형벌같은 육아에 대하여

출산 전, 회사 다닐 때는 육아의 고됨을 상상하지 못했어요. 마라톤 회의나 야근에 찌들어 살면서 '차라리 육아가 더 쉽겠다'라고 생각했던게 돌이켜보면 너무 우습네요. 단언컨데 육아가 훨씬 힘들어요. 적어도 저는 그렇습니다. 회사 업무는 책임감은 갖되 애정은 없어도 굴러가지만, 내새끼 키우는 육아는 애정이 절로 쏟아지니 정신적인 소모가 훨씬 큰 느낌입니다. 아래 글은 <내향 육아, 이연진 지음>에서 발췌했습니다. 읽으면서 위로 받은 구절들이 있어서 공유합니다:) 혹시 오늘의 육아가 힘드셨던 분들은 힘내시길 바랍니다. *** 아이는 천진한 얼굴로 다가와 잔잔했던 심연을 휘저었다. 그간 힘들게 가라앉히고 모른 척 외면했던 것들이 수면 위로 떠오른다. 잘못, 아픔, 후회, 반성 같은 것들. 혼자 어딘가 들어가 있고 싶은 그 순간에도 웃으며 뽀로로 노래를 불러야 했다. 떠오른 것들에 허겁지겁 추를 달아 가라앉히면 아이가 다시 끄집어내었다. 마치 그러기 위해 세상에 나온 사람처럼. - 남편이 늦는 날이면 시지푸스의 바위가 떠올랐다. 여자에게 육아란, 신화 속 시지푸스처럼 무거운 돌을 계속 밀어 올려야 하는 형벌이란 생각이 들어서였다. 물론 남자도 바위를 같이 민다. 최선을 다해 밀기도 한다. 하지만 그는 좀 더 자유롭다. 공간의 안팎을 왔다 갔다 하며 바위를 잠시 내려놓을 수 있는 여지가 있으니까. 물리적으로도, 심적으로도 말이다. 반면 여자에게는 선택권이 없다. 엄마니까. 어떤 일이 있어도, 전력을 다해 밀어야만 한다. 그뿐인가. 이 돌 좀 같이 들자고 남자를 구슬릴 줄도 알아야 한다. 똘똘한 새댁들은 남편에게 이것저것 부탁도 잘하던데, 어리숙한 나는 속으로 끙끙대다 빵 터지기 일쑤였다. 육아 초반, 내가 남편에게 가장 많이 들은 말은 그거였다. “진작 말하지 그랬어.” 그러나 절박함은 사람의 성분을 바꾸기도 하는지 아이가 커 갈수록 부탁은 쉬워졌고, 완벽한 뒷정리는 모르는 일이 되어버렸다. 살기 위한, 일종의 생존 본능처럼. 진한 전우애도 피어났다. 간신히 아이를 재우고 탈진한 어느 밤, 아이를 가운데 두고 누운 우리는 전쟁 영화 속 패잔병처럼 겨우 숨만 쉬고 있었다. 온 감각이 마비된 듯한 그때 손끝에 닿아오던 따스함, 그건 ‘남의 편’ 아닌 ‘내 편’만이 줄 수 있는 온기였다. 마음이 탁 풀렸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데 바위…… 아니, 한 사람의 인생을 지고 가는 부부야 오죽할까. 구르던 마음이 한곳으로 모였다. *** 내일의 육아도 화이팅입니다♡

댓글

23

  1. 정말로 천진한 아기의 얼굴을 보고있으면 지난날 과오가 떠올라 자기 반성을 하고 과거를 사색하는 일이 있어요. 호르몬 때문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아니고 무결한 아이를 돌보다 보니 생긴 행동인가봐요. 좋은글 공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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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결한 아이라니. 정말 찰떡같네요. 앞으로도 계속 아기의 순수함을 지켜주고 싶네요. 천사같은 녀석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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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탈퇴한 유저

    안그래두 좀전에 남편 참여도가 낮은것같다고 이야기하면서 좀 싸웠는데 ㅠㅠ 남자들은 그 형벌에서 조금은 자유롭지만 여자는 엄마라는 이름으로 전력을 다해야한다는 말이 공감되네요.. 저도 좀 자유로웠으면 하는데 엄마니까 라는 생각으로 그게 안되더라구요ㅠㅠ 눈물이 또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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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맞아요... 선택 사항 없이 닥치면 해내야하는 일들이 육아인것 같아요. 저도 눈물이 또르르ㅜㅜ 탈리님 힘내세요.

  3. 👍너무 공감가요.. 복직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아기보면 연장하고 싶고.. 결정은 바로바로 하는 스타일인데 갈팡질팡하고ㅠ.ㅠ 우리가 다 겪는 감정이겠죠?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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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맞아요. 아기 앞에서는 세상 우유부단한 쭈굴이가 저인것만 같습니다ㅎㅎ 매일 쭈굴쭈굴하다가 베동 들어와서 위안받고 가고 그래요.

  4.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 너무 공감가는 글 이였어요. 3월 베동 이래서 올 수밖에 없어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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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앗! 전 다올엄마님 정보력 덕분에 3월 베동을 들락거렸습니다ㅎㅎ 조큼 늦었지만 감사합니다!

  5. 너무 공감되는 글귀에요🥹 늦은 저녁이라 센치해져서 그런지 뭉클하니 눈물이...😭😭 애기 잠들고 육퇴한 후라곤 하지만 남편은 친구만나러 나갔는데 저만 혼자 집에 있으면서 글 읽으니 더욱 와닿아요🥺 한 번씩 강성 울음낼때 멘탈 바사삭하다가 내새꾸 미소 한방에 또 헤벌쭉 ㅎㅎ 뒤죽박죽 ‘버틴다’는 표현에 넘나 공감입니다❤️ 그래도 이 시기가 아니면 내 아이가 나를 이만큼 좋아해주는 시간이 있을까..? 크면 점점 친구가 더 좋아지고, 애인이 더 좋아지고 내 품을 떠나겠지? 라는 생각에 지금 이 순간이 더욱 소중해집니다❤️ 육아에 지치고 힘든 순간이 많지만 다들 이 순간을 소중하고 행복하게 추억할 수 있는 순간으로 만들어보아요 베동님들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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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기 잠든 후에 육퇴도 온전한 내 시간은 아닌것 같아요ㅎㅎ 일단 집 밖을 나가지 못하니, 아기와 공간적인 분리가 불가능하잖아요. (퇴근은 회사 끝나고 집가는 건데ㅜㅜ 육퇴는 계속 집에 있습니다ㅋㅋ) 저도 아린맘님 말씀처럼, 이 순간을 더욱 소중히 생각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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