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번 유산 후

늠름한 돼지

02/10/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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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다섯번 모두 7~8주차때 원인불명 유산을 했어요 남편과 저 염색체 검사 산전검사 모두 아무 문제 없었고…소파술 후 떼어낸 아기 집으로 했던 검사들도 모두 정상…그야말로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었습니다 두번 유산 후에는 대구 유명한 난임병원도 다녔고요…(시험관,인공수정은 한 적 없습니다 모두 자연임신) 임신 전부터 크녹산 프롤루텍스 아스피린 모두 처방받았는데도 진전이 없더라구요… 난임병원 원장님도 고개를 저으셨습니다 이런 케이스는 처음이라고.. 테스트기 두줄…아기집 초음파…그 후로는 아기가 크지를 않더라구요 난황도..작은 태아도..본 적이 없습니다. 그렇게 이유도 모른채 보낸 아기가 다섯. 누군가는 미쳤다고 할 지도 모르겠네요… 가까운 사람들에게조차 씻기 어려운 상처도 많이 받았습니다 그 동안 제몸도 마음도 망가질대로 다 망가지고 전처럼 밝은 일상생활이 불가능했어요 문득문득 떠오르는 아기들, 나는 임신을 할 수 없는 몸인가 하는 자괴감… 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이 여기도 이제 아기 준비해야지~좋은 소식 들릴 때 안됐나~하면 앞에선 웃고 뒤에선 얼마나 소리내 울었는지 몰라요 다섯번째 아기를 보낸 후엔 다시는 임신하지 말아야지 내인생에 아기는 절대 없다 내 몸 내가 지켜줘야겠다 하며 살았어요 마음을 내려놓고나니 생각지도 못한 때에 임신 사실을 알게 됐답니다 이제 저에게 여섯번째 아기가 와주었네요 지금은 18주차예요..전에 아기들과 달리 주수에 맞게 잘 자라주는 아기가 너무 기특하고 감사합니다.. 너무 잘 커가는 아기를 보며 초음파 볼때마다 정말 많이 울었어요 전에 보낸 아기들은 왜 이렇게 안컸을까…미안하고 억울한 마음.. 지금까지와 달랐던게 있었나 하던 중 생각난 게 있었어요 믿음 없던 제가 여섯번째 임신 사실을 알고 가장 먼저 한게 기도였거든요 하나님 제발 이 아기 꼭 지켜주세요 제발이요 첫 초음파 보러 가는 날까지 매일같이 기도했어요 가장 좋은 때에 가장 좋은 것으로 주신 줄 믿습니다 하면서…참 웃기죠ㅎㅎ간절하니 기도가 절로 나오더라구요 지금껏 우울증 약도 먹고 남편과 사이도 아주 많이 안좋았습니다..초산에 다섯번이나 연속 유산이라니 나한테 왜 이런 일이… 왜 하필 나한테만.. 눈뜨면 울고 샤워하다 울고 자기 전 울고.. 눈물로 보낸 날들이 수없이 많았어요 괜한 마음에 남편도 너무 미웠고요… 지금은 니프티 검사, 신경관 결손 검사 등 기타 정밀초음파 결과 모두 너무 건강한 아기로 자라고 있어요 남편이랑 사이도 다시 좋아졌구요 행복한 나날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임신 중이신 분들… 임신을 준비 하고 계신 분들 사이에 너무 마음 아프게 아이를 보내신 분들도 계시겠지요 몇 분이나 제 글을 보실지 모르지만 힘들고 아픈 시간을 보내고 계신분들… 저도 너무 듣기 싫은 소리 였지만 제가 하게 되네요…시간이 흐르면 .. 꼭..정말 꼭.. 가장 좋은 때에 가장 건강하고 예쁜 아가를 만나게 되실거예요 제가 오늘 밤 기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