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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9월 베동

/ 자유주제

참을 수 없는 육아의 어려움

"쓰담이가 낮부터 재채기를 하면서 콧물을 흘러요." 어린이집에 아이를 데리러 갔을 때 선생님으로부터 아이의 건강상태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또 코감기가 온 것인가 걱정이 되었습니다. 집에 와서 들여다 보니 얼굴이 울긋불긋한 것이 알러지 반응인 것 같기도 하였습니다. 전날 계란 흰자 알러지 테스트를 했을 때 입 주변에 알러지 반응이 있었는데 그 여파인지 아니면어린이집에서 처음 먹은 느타리버섯이 문제인지 외출할 때 꽃가루 등에 반응을 한 건지 걱정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열이 없는데다가 얼굴을 씻기고 나니 얼굴도 조금 깨끗해지는 것 같기도 하고 병원을 가기도 애매한 타이밍이어서 조금더 지켜 보기로 했습니다. 워낙 감기가 유행이라 병원에 갔다가 병에 걸려서 올까봐 더 걱정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아이는 밤새 재채기에 콧물에 제대로 자지 못했고 덩달아 저희 부부도 우는 아이를 달래느라 자다깨다를 반복해야만 했습니다. 이번에는 꼭 병원에 가야겠구나 싶어 아침 일찍부터 나설 준비를 했습니다. 집에서 가장 가까운 소아청소년과는 주차가 쉽지 않고 똑닥 어플로 예약도 되지 않는 곳이어서 일찍 가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엘리베이커도 없는 상가 2층에 위치한 곳이라 유모차를 끌고 갔다가 오히려 짐이 될 것 같아 아기띠를 하고 아이를 안고 모자를 푹 씌운 다음 1번으로 진료를 받으리라는 굳은 각오로 집을 나섰습니다. 15분 남짓 걷는 동안 아이는 품에서 곤히 잠들었고 어느새 병원 간판이 보였습니다. 너무 일찍 서둘렀던 걸까요? 병원에는 아직 아무도 출근하지 않았고 문이 굳게 닫혀 있었습니다. 오늘 안 하는 날인 걸 나만 모른 건 아닐까 걱정하면서 5분 정도지나니 간호사 선생님이 출근을 하셨고 드디어 오늘의 예약 노트가 오픈되었습니다. 1번으로 쓰담이 이름을 적고 나니 한결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9시가 되기까지 많은 부모님들이 아이를 대기 순번에 적으려고 부지런히들 병원에 왔다가는 모습을 보고, 집에서 편히 있다가 순서에 맞춰 데려오지 못하고 덩달아 30분 넘게 복도에서 같이 기다리게 한 것 같아 괜히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9시가 다가오니 간호사 선생님이 이제 들어와서 기다려도 된다시며 몸무게를 재주셨습니다. 아이는 열흘 사이 400g이나 더 자라 있었습니다. 서툰 부모 밑에서도 열심히 자라고 있는 아이였습니다. 드디어 9시 정각. 진료실로 호출을 받았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코감기에 약간의 목감기도 있다면서 약을 먹고 경과를 보자시며 밤 사이 심해지면 내일이라도 다시 오라고 해주셨습니다. 알러지일 가능성을 여쭤보니 이 시기에는 감기와 알러지가 증상으로 구별도 되지 않고 어차피 처방도 다르지 않아 구별에 의미가 없다시면서 알러지 의심 정황이 있냐고 물으셨습니다. 이틀 전 계란 흰자에 알러지 반응이 있었다는 말씀을 드렸더니 갑자기 선생님께서 놀라시면서 말씀하셨습니다. "계란 흰자를 왜 먹이셨어요?" "이 시기에 알러지 테스트를 해야 한다고 해서 먹였습니다." "아니, 계란 흰 자를 돌 전에 먹이시면 어떡하세요? 푹 익힌 노른자 정도면 모를까... 돌 전에 다시는 먹이지 마세요!" "네..." 갑작스레 혼이 나서 잠깐 당황했지만 숙제로 꼭 물어보기로 한 목에 난 땀띠 등 증상을 여쭤보고 나서 아이와 함께 진료실 밖을 나섰습니다. 약을 타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아이는 또 덜렁거리는 품 속에서 곤히 잠이 들었습니다. 이른 시간에 다른 아픈 아이들이 몰리기 전에 진료도 마치고 진단도 받고 약도 받으니 비로소 안도감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선생님과의 대화로 인해 머릿속은 이내 복잡해졌습니다. 이야기를 전해 들은 아내도 예전에는 알러지 유발 식품을 접하는 것을 늦추는 것이 당연했으나 연구 결과 알러지 유발 식품을 일찍 접하는 것이 예방에 더 유리하다는 기사를 다시 전달해 주면서 의아함을 나타냈습니다. 오늘 뵌 소아청소년과 선생님은 최신 연구 결과를 아직 받아들이지 않으신 분 같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아이를 키우는 부모로서는 무척 혼란스럽다는 것입니다. 사실 최신 연구 결과라지만 제가 직접 그 논문을 본 것도 아니고 기사와 유튜브와 블로그에 의해서 확대 재생산되서 맘 카페 등을 통해서 전해진 소위 최신 육아정보인 건데요. 저도 '계란 흰자 알러지 테스트'라고 검색해서 어느 인플루언서 블로그를 따라서 진행한 것도 사실이구요. 실제로 권위 있는 분은 의사선생님이실 텐데요. 유튜브나 블로그를 보면서 알러지 테스트를 시기를 맞춰서 못 할까봐 전전긍긍했는데 왜 그런 걸 했냐는 의사 선생님의 질문은 참 뼈아픕니다. 이런 일은 저희 아이 이유식 시작 시기에 대한 고민을 할 때도 있었습니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시며 이유식 책자도 내시고 유명 유튜버이기도 하신 삐*** 선생님은 이유식 시작 시기를 만 6개월로 정정하신다며 그 전에 시작하지 말라고 계속 이야기하고 계십니다. 심지어 '180일이 맞나요 6개월이 맞나요' 란 컨텐츠까지 찍으셨구요. 저희 아이는 5개월이 넘어서기 전에 이미 출생시 몸무게를 두 배 넘기기도 했고, 어린이집을 일찍 보내야 해서 이유식 시작 시기를 6개월까지 기다리자니 좀 걱정이 되던 차에 영유아 검진을 받게 되어 당시 선생님께 여쭤보니 선생님은 이유식 당장 시작하라시면서 출생시 몸무게가 두 배 이상이 되면 철분이 부족해서 분유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아이의 상황에 맞게 판단해야 할 문제인데 어디서 자꾸 그런 이야기를 듣고 오냐고 되물으셨습니다. 검색만 하면 블로그에 영상에 정보들이 넘쳐나고 맘 카페에 글만 올리면 소위 고수 분들께서 답을 척척 달아주는 편리한 시대에 살고 있는데, 어쩐지 육아는 옛날보다 점점더 어려워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제 어린 시절만 돌이켜 보더라도 나이 터울은 있더라도 집집마다 아이가 있었던 것 같은데요. 검색이 없더라도 공유되고 전수되는 육아의 노하우들이 넘쳐나고 장비빨은 없더라도 이웃빨이 있어서 육아가 쉬웠으려나요? 아니면 그냥 형편대로들 키웠는데 문제가 안 되었을 뿐일까요? 지금은 지식인지 광고인지 알 수 없는 너무 많은 정보 속에서 혼란 그리고 때로는 불안감마저 느끼면서 부모로서 육아가 정말 어렵다는 생각이 듭니다. 훌쩍이다 쌔근쌔근 잠든 아기 얼굴을 들여다 보는 초보아빠는 오늘도 이런저런 생각이 많이 듭니다.

댓글

23

  1. 서울이지만 제가 갔던 소아과도 최신 지침을 따르지 않더라구요. 아기 낳자마자 황달이었는데 최신 지침(&삐뽀삐뽀)엔 황달도 모유수유를 해야한다고 하는 반면, 제가 갔던 병원은 모유수유 중단하라고 하더라구요.. 한달동안 직수 못해서 모유량 부족으로 너무 고생하고 결국 단유했어요. 유튜브보단 눈앞의 의사를 따르자 생각했는데, 그때 모유수유 했다면 완모 했을텐데 하는 후회가 아직도 남아요^^; 괜히 혼나신건 그냥 그쪽 병원이 뒤떨어졌구나 이제 걸러야겠다 생각하고 잊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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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고 모유 수유 중단이라니 ㅜㅜ 외국에서 최신 지침 나오면 다같이 공부하고 검증하고 도입하려는 노력들 좀 했으면 좋겠다 싶어요

  2. 지식인지 광고인지 알수없는 혼란과 불안이란 말에 너무 공감이되네요 긴글이지만 또래를 키우는 맘님들 모두 공감하실 내용이네요 정답없는 육아에 중심잡을수 있는 부모가되길 바라며 모두 화이팅 하시길 바라며 오늘도 우당탕 육아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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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감해 주셔서 감사해요! 우리 모두 화이팅 해요!

  3. 맞아여~ 진짜 최신연구결과 안따르는 의사 선생님들 많아요. 의학이란게 항상 새로운게 나오고 시대에 맞춰 엄청 빠르게 변화되고 있는데 말이죠. 한번 그 시대에 의사 되서 그때에 머물러 있는 사람들 많구요. 그렇다고 새롭게 학회에 나가서 새로운 연구결과 받아들이려는 노력도 안보여요. 그냥그냥 머물러 있는거죠. 전 해외에 살기도 하고 나름 하는일도 그쪽이라 관심이 많은데요. 삐뽀삐뽀 선생님들 진짜 최신 연구결과에 맞춰서 제대로 가르쳐주시는 분들이세요. 아이 마다 다 다르고 아이의 속도에 맞춰 가야겠지만 알러지 테스트 일찍 하신건 진짜 잘하신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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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 말씀 감사드려요! 의사 선생님도 그렇고 부모도 계속 공부해야 하는 것 같아요!

  4. 아휴 ㅠㅠ 진짜 최신정보 업데이트 안된 선생님들 너무 많아요… 저는 지방인데, 아이주도식 자체도 잘 모르시고… 땅콩은 2돌이후로 말씀하시는 선생님도 계시고 ㅠㅠ 병원 몇곳 가보고, 그래도 최신 업데이트 잘된 쌤(서울)한테 가는 편이에요… 영유아검진은 삐뽀쌤 한테 받아보려구요 ㅠㅡ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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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아과 선생님들이 현업에 바쁘셔서 학회나 세미나 가실 시간들은 없으신가봐요 ㅜㅡ 최신 육아정보를 검증해서 동네 소아과에서도 공유해 주면 좋을텐데 싶어요

  5. 엄마의 받아드리기 나름일것같아요.. 혼란 스럽긴하지만 삐*뽀* 책 보고 저도 했는데 지금은 또 바뀌어서 흰자 노른자 따로가 아니라 같이 먹이라해서 연구결과도 많이 바뀌었구나 했는데, 요번에 집근처에 새로생긴 소아과 선생님은 칭찬해주셨었어요 땅콩이랑 계란 밀가루 6개월 되자마자 바로 했었거든요 알러지반응인가 싶은 상태였을때 갔을때도 1-2주 뒤에 다시 해보라고 하셔서 이제는 피하는게 아니라 이겨낼수있게 기다려주나라고 싶었어요ㅎ 육아에 정답은 없다고하니 쓰담님이 원하시는 육아로 힘내시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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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 연구결과가 또 있군요. 누가 좀 검증해서 지침을 제대로 주면 좋을것 같아요. 소아과 선생님께 칭찬 받았다니 부럽네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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