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다가 울컥 했네요,,
2022년 8월 베동
/ 자유주제
임금님귀는 당나귀귀
복잡스런 오늘밤 일기인데 누구라도 읽어줬음 싶어서 옮겨적어요. 생각나면 지울지도 아니면 두고두고 다시 들여다볼지도. 다들 육퇴하시고 굿밤되세요.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아기가 잠들어 눕히자마자 불꺼라 티비꺼라 자야한다고 성화다. 아기를 품에서 내려두면 이제 드디어 내 시간이라는 것 따위는 1도 안중에 없는 듯 싶다. 젖병설거지도 해둬야하고 저녁먹고 모아두어준 배달쓰레기는 다시 씻어야할것같고 주섬주섬 정리하고 아기 잠자리 돌보고 하다못해 내 양치는 하고 자야하는데. 그나마 티비도 의사따윈 묻지않고 멋대로 지니를 불러 꺼버린다. 작은방 불빛을 등지고 겨우 젖병설거지나 하는중에 꼭 지금 해야하느냐고 또 채근한다. 아직 깊이 잠들지 않은 아기가 걱정되어 칫솔을 물고 나왔더니 그마저 시끄러운지 이상한 습관이 있다며 타박이다. 다 내일 하라하면 내일의 아기는 어쩌고 내일의 나는 도대체 손이 서넛은 더 있으련가보다. 작은 집에서 어디 아기 숨겨둘 곳도 마땅치않아 큰소리내고 싶지않아 대꾸도 안하고는 있다만, 그렇다고 감정조차 없는건 아니다. 아기를 돌보는 일은 사실 생각보다 버겁진 않았다. 아기가 우는 소리도 전혀 불편하지 않고 짬을 내어 볼일을 보는 요령도 늘어가고 있다. 금방 커버린다 생각하니 되려 아쉬워서, 못자는 밤이 길어지더라도 더 보살피고 싶다. 둘이벌다 하나되어 몸써가며 일하느라 부담스럽고 힘들까봐 불편없이 해주려고 내 딴에 했던 배려가 너는 정말로 편하기만 한거였을까. 씻는것조차 싸는것조차 먹는것조차 서두르겠다 종종대던 게 당연한거 아니었는데. 잠귀밝은 니가 혹 으엑 한마디에라도 깰까봐 잠편히 자라고 잰걸음으로 저녁내내 아기안고 작은집을 십수바퀴를 돌던게 나도 아기도 사실 쉬운일은 아니었는데. 아기를 안고있을때만 하더라도 당장이라도 누우면 잘듯하던 정신이 도로 멀쩡해졌다. 냉담한 니가 아기를 배에 올리고 세상없이 행복해하던 모습이 자꾸 떠오른다. 언뜻언뜻 부화하고 남은 번데기의 껍데기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 세상없이 행복하게 해주는 아기를 세상에 데려온게 나의 몸이었단 걸 너는 그새 잊었을까.
댓글
9
번데기 껍데기.. 눈물 날 뻔 했어요. 저도 남편에 대한 원망이 울컥 올라올 때가 한두번이 아닌데, 제가 느끼는 감정이 이거였나봐요. 서로에 대한 작은 배려, 따뜻한 말 한마디가 얼마나 큰 위안이 되는지 알면 좋으련만.. 무민댁 마음 여기 배동들은 다 이해할거에요. 내일 밤은 우리 마음 녹일 수 있게 모두에게 조금 더 따뜻했으면 좋겠네요..
우와 ... 제 마음을 대변해주는 느낌이었어요 눈물이 다 나네요 독박육아라는거 각오하고 있었지만 생각보다 지치고 힘들더라구요 아기는 너무 한없이 이쁜데 점점 떨어지는 체력때문에 헉헉 거리고 내가 열심히 손목 허리가 너덜너덜 거리면서 애기 열심히 이쁘게 키우니 관심은 오로지 다 아기한테만 .. 물론 아가도 열심히 잘 커준 덕분이겠죠 그래도 신랑 만큼은 내가 먼저였으면 좋겠는 기분 .. 이건 엄마가 아니고서야 못느끼는 감정이겠죠 ..
저도 어제는 마음이 그런 밤이었어요~아이의 대한 책임과 의무는 나만 지고 있는 듯해서..무섭고 무겁고 불안한데 남편은 아기 낳기 전과 생활이 똑같아보이고 자유로워 보이고 아기 엄마인 내가 당연히 해야하는거라고 생각하는 남편이 야속하고 밉고 싫어지더라구요..얘기를 해보고 싸워봐도 제자리라 많은 생각을 하게되는 밤이었답니다.
무민댁 글을 보니 저는 정말 남편에게 할말 다 하고 사는 못된 와이프인것같아요. 노산에 초산에 제왕절개로 출산했는데 빈혈이 너무 심해 고생했고 출산후에 모유수유 고집했는데 애기가 수유쿠션에서만 자려고해서 밤새 수유쿠션에 누운 아기 무릎위에 올려놓고 재우느라 무릎이 다 나갔어요. 남편은 주6일 근무에 뜻밖의 야근까지 자주 있는 사람이라 육퇴가 제시간에 따박따박 되는 편도 아니었고요. 그런데 그 모든 육아의 원망과 짜증을 남편한테 죄책감 없이 부리고있는 제 모습이 괴물같이 느껴질때가 있더라고요. 남편이 퇴근하면 손만 씻고 애기 안아주거나 그렇지않으면 저녁부터 만들어주고 쓰레기 버리기, 집고양이&길고양이 챙겨주기,애기랑 놀아주고 재우기...정작 샤워는 자정쯤에나 하고 본인은 유튜브 보다가 기절하듯이 자는데도 고마운걸 알면서도 남편이 보던 애가 울음을 안멈추면,퇴근시간이 갑자기 늦어지면,남편이 작은 실수를 하면 왜이리 짜증이나 미칠것같고 꼴보기가 싫은지 모르겠어요. 남편의 코골이를 핑계로 애기랑 저랑만 따로 자고있는데 차라리 떨어져있는게 마음이 편하고 그래요..임신할때까지만해도 정말 괜찮았는데 애기가 태어난 후로 남편 원망이 너무 커져서 마음이 힘들어요. 물론 단순히 출산과 육아문제 뿐만이 아닌 다른 부가적인 문제때문이기도하지만 남편이 고생하는게 뻔히 보이는데도 마음을 추스르는게 쉬운 일이 아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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