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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9월 베동

/ 자유주제

기괴한 인생이에요ㅎㅎ다들 저보고 힘내세요

안녕하세요ㅎㅎ 9월에 제왕으로 방 잘 빼구... 입원해서 남편이 수발 다 들어주고 잘 케어해주고.. 같이 애기 보면서 미우나 고우나 내 편인 남편이라 그간의 서러움은 다 날아가고 힘이난다고 글을 썼던 게 엊그제 같아요 퇴원 후 2주간 조리원에서 지내면서 아기 데려갈날만 생각하고 집가서 또 남편이랑 둘이서 잘 헤처나가야지하는 다짐이 무색하게도.. 남편이 퇴소날 집으로 같이 오자마자 밤에 뇌출혈로 쓰러졌네요 너무 놀라고 순식간이었어요 남편이 샤워하다가 일어난 일인데 애는 울고 남편은 일어나질 못하고.. 다행히 의식은 있는데 울고 있는 애 부둥켜안고 있는 저더러 자꾸만 부축해달라고 하고... 말도 어눌하게 하고 한쪽 팔, 한쪽 다리에 힘티 안 들어가서 자꾸 주저앉는 걸 보니 정신이 나갈 것 같더라고요 얼굴은 무표정하고요 저는 너무 큰일이라 이거 안되겠다 싶어서 구급차 부를까?싶었는데 남편은 미련하게도 좀 쉬면 괜찮을 거 같다고 그러더라고요 얼른 제 판단으로 얼른 구급차 부르고 옷도 못 입은채로 벌러덩 누워있는 남편 다 옷가지 입혀서 휠체어에 태우고 데려가는 구급대원들 보니까 이게 현실인가 싶어서 믿기지가 않았어요 제 판단으로는 뇌졸증 증상 같고 너무 무서워서 물어보니 그럴 확률이 높은데 그래도 정밀 검사를 해봐야 안다고 하더라고요 급하게 같이 갈 채비를 하는데 신생아가 있어서 구급대원분이 보호자로 갈 수 없다고 하더라고요(말이 안 되긴 해요 신생아를 안고 어떻게..) 남편만 덜렁 그렇게 떠나보냈어요 그런데 가는 그 순간의 얼굴이 잊혀지질 않아요 정말 무표정 그 자체였어요 뇌손상 온 사람들 특징 중 하나인.. 다행히 동생이 가까운 곳에 살아서 제부한테 부탁해서 동생이랑 제부랑 차타고 같이 재빠르게 보호자로 대신 가서 계속 같이 있어주고 저는 전화로만 상황을 전달해받는데 환장하겠는 거죠 전화로 급박한 상황이 간간히 들리는데 가슴이 철렁한 게... 환자분 위험한 거 같은데 왜 이리 늦게왔냐 이런 소리가 들리고 환자분 정신차리세요 이런 소리가 나고... 자꾸 저랑 애기 이름만 힘겹게 부르면서 찾는다고 하고... 저를 자꾸 찾아서 동생이 안되겠는지 언니가 와야겠다고 하더라고요 다행인건 친정엄마도 그다지 멀지 않은 곳에 살아서 새벽에 급하게 전화해서 애기 맡기고 택시 잡아타고 얼른 갔더니 신경외과 선생님이 밀린 환자가 많아서 일단 기다리라고 하더라고요 한시가 바쁜 것 같은데 그렇다고 뾰족한 수가 없어서... 불안함 속에 일부러 안 울고 태연하게 남편 손 잡고서 용기를 주는 말만 골라해줬어요 그런데 왼팔을 정말 못 쓰고... 말도 점점 더 어눌해지더라고요 시야도 왼쪽을 잘 못 보고... 사실 너무 겁나고 무서운데... 일부러 남편한테 티도 안 냈어요. 삶을 붙잡고 있다며 자꾸 이상한 소리를 해대길래요.. 그리고 3시간 정도 지났나? 동이 틀 즈음에 주치의가 와서 설명해주기를... 뇌교(뇌 가운데 위치한 아주 중요한 부분)에 출혈이 있는데 소량이라 이 정도로 끝났고 다행이라 말씀주시더라고요 원래는 이 부분에 출혈이 있으면 입에 담기도 싫지만... 사망 직전 수준으로 실려오는 사람이 대다수라고.. 몸은 재활하면 어느 정도 돌아오지만 문제는 눈은 돌아오지 않는다 하더라고요 그렇게 중환자실로 입원 소속을 거치고.. 또 떠나보냈어요 코로나 때문에 가족이건 누구건 일절 면회 및 상주가 불가하다네요 여기서 더 안 좋아질지 아닐지 경과를 지켜보자고 하더라고요. 귀가조치시켜서 집으로 돌아와서.. 그 힘든 와중에도 우는 애기 젖물리고 케어하고하는데.. 아직도 믿기지 않더라고요.. 보호자인데도 환자에 대한 특이사항을 유선상으로만 전달받는 상황도 말같지도 않고.. 남편은 이제 평생을 몸 불편한 사람으로 지내는 건가?싶어서 정신이 어지러웠어요.. 애기도 나와서 이제 세 식구가 되었으니 더 힘내서 신나고 재밌게 살아보자고 다짐했던 게 엊그제 같은데.. 불행 중 다행스럽게 출혈이 소량으로 그치고 생각보다 빨리 일반 병동으로 옮기게 돼서 뇌출혈 부위를 관찰 하고 있는 것 같아요 곧 재활도 한다는데... 이 상황이 꽤 힘드네요ㅎㅎ 면회도 안 돼서 전화로 부탁해서 영상통화 시켜달라고 하는 게 고작인데.. 다른 사람들에 비해 예후가 훨씬 좋은 편이지만 남편 상태가 단시간에 돌아오기는 좀 힘들어보이긴 해서 멘탈이 성치는 않네요 조리원 나와서 저도 몸이 성치가 않고... 재활 시작하면 제가 상주할 수 없으니 간병인 써야할텐데 당장 병원비도 걱정이고 언제 괜찮아질지 기약없는지라 회사도 걱정되고.. 제가 육아 중이라 남편 외벌이인데 월급도 걱정이고... 게다가 초산이라 모르는 것도 많고 힘든데 애기도 혼자 보고 있고.. 나름 산전수전 공중전 다 겪으며 살아온 인생인라 어느정도 단련이 되어있긴한데 이런 일이 생기니 남편이 원망스럽기도 해요 평소에 건강 관리 그렇게 잘하라고 이야기하고 챙겨주는데도 안 했던지라ㅎㅎ (뇌출혈 원인은 고혈압이었음) 아마... 누구보다 본인이 뉘우치고 뼈저리게 느낄 거예요 오랜만에 베동와서 글을 보는데 신생아 아기인지라ㅎㅎ 수유텀이 들쑥날쑥이고 수시로 젖물리고 해서 힘들다는 분들이 꽤 계셔서 곤감도 가고 또 좋은 정보도 많이 얻고 가네요 너무 비슷해요ㅎㅎ 저같은 사람도 그래도 힘내서 애기 보고 멘탈 부여잡고 있으니 힘내시라고 몇 자 적어보고 갑니다 ㅎㅎ 쓰다보니 과연 힘이 되실꺼 싶지만 ㅠㅠ 글을 보니 오히려 제가 힘을 받아야 하는 상황 같네요^^; ㅎㅎ 언젠간 이것도 추억하며 웃을 날이 오겠죠...? 아픈 추억일 것 같긴하지만요 하루 하루가 다르게 쑥쑥 커가는 애기 보면서 마주하는 순간만큼은 즐겁게 케어하고 있네요ㅎㅎ 다들 화이팅하시고 건강관리도 화이팅하세요! 이제 우리 애기들 생각해서라고 아프시면 안 됩니다ㅠ 지금 우리 애기에게만큼은 엄마 아빠가 곧 우주 그 자체잖아요? ㅎㅎ 저도 더 잘 헤쳐나가려고요!

댓글

16

  1. 제가 다눈물이나네요 ㅠㅜ 너무놀라셨겠어요 ㅠㅠ 후ㅠㅠ 남편걱정도되고 앞으로 살아갈날들도 걱정이되고 ㅠㅠ 그래도 멘탈 붙잡으시고 남편분 회복될때까지는 가장이시니까 정신잘 붙들고 계셔야되요 ㅠㅠ 저였으면 맨날 수유하다가 울고 그냥있다가 울고했을것같아요 ㅠ

  2. 일반병실로 옮기셨다니 재활 열심히 하시면 빨리 회복하실 수 있을거에요ㅠㅠ 주변도움 최대한 받으시고 아기케어, 남편케어도 중요하지만 본인이 지치지 않도록 엄마본인 챙기세요! 화이팅하시구 얼른 세가족 일상을 찾길 바래요!!🙏🏻

  3. 너무 놀라고 당황하셨겠어요 글로 보는 저도 너무 심장이 뛰네요ㅠ 뭐라 말씀드려야 할지 모르겠지만 남편분 빠르게 온전히 회복되길 바라요. 육아 힘드시겠지만 그 또한 힘내세요! 응원합니다

  4. 글 읽는데 제 가슴이 두근두근하고 얼마나 힘들었을까 눈물이 나네요ㅜ 처치도 잘하셨고, 일반실로 옮기셨다니 정말 불행중 다행입니다. 전 고등학생때 아버지가 고혈압으로 쓰러지셨는데 저랑 동생만 있었을때라 처치 미흡이었는지 심폐소생이 어려웠어요. 하늘나라로 보내드리고 참 후회가 많이 되더라구요. 간병도 신생아양육도 힘에 부치시겠지만ㅜㅜ 꼭 쾌차하셔서 이 때를 추억으로 기억할 수 있는 날이 오길 기도할게요. 잘 챙겨 드세요!!

  5. 글읽는데 눈물이 주륵주륵..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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