꺼비엄마, 사랑합니다! -꺼비 아빠-
2022년 3월 베동
/ 자유주제
(이벤트참여, 깜짝임신) 꺼비를 처음 알게된 날_1
2021년 5월 1일, 1년이 조금 넘는 짧은 연애기간 후 신랑과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이 사람과는 첫 만남부터 결혼준비까지 모든게 순조로웠고, 주변에서 흔히 말하는 결혼할 인연은 따로 있다는 말을 실감케 하는 그런 사람이었어요. 만난지 두어 달 만에 부모님 인사를 드리고 결혼 승낙을 받았고, 그렇게 1년의 연애기간이 곧 결혼 준비 기간이 되어 함께 시간을 보냈습니다. 우리 남편은 유머있고 제 눈엔 잘생기고 귀여운 얼굴을 한 다정한 사람입니다. 그 전에 오래 만나던 사람, 나를 지독히도 힘들게 하던 사람, 지나간 사람들과의 안좋은 기억도 상처도 잊게 하는 그런 편안하고 자상한 사람이에요. 그래서 주변 친구들과 전 직장 동료들 한테 자랑하고픈 마음이 컸던 걸까요. 신혼여행 이후 우리 부부의 주말은 매주 집들이 일정으로 꽉 차 있었어요. 매주 친구들이 찾아와 술파티를 벌였고, 기분 좋아 소주 한잔, 분위기 좋아 와인한잔, 또 평일엔 남편과 저녁 먹으며 반주 한잔. 이렇게 술과 함께 하는 날이 많았고 당연히 새벽까지 웃고 떠들고 노느라 잠도 늘 부족했죠. 아기 계획은 아직 구체적으로 세우지도 않을 때 였어요. 결혼 전부터 막연하게 그래도 하나는 외로우니까 둘은 낳아서 잘 기르자 하는 정도의 합의(?)만 있었죠. 거기에 더해 그래도 신혼 생활은 우리 둘이서 오붓하게 1년 정도는 갖자는 이야기도 했었어요. 그런데..두둥! 여자의 촉이란 것은 정말 존재하는 것 같아요. 어느 금요일 저녁, 퇴근하는 남편을 버스정류장에 마중 갔다가 아무래도 임신테스트기를 해봐야 할것 같다는 말을 건네며 같이 약국에 가서 테스트기를 구입했어요. 워낙에 생리주기가 불규칙하고 텀이 길어 아직 생리 할 날짜가 좀 남았음에도 왠지 테스트기를 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어요. 매주 집들이 파티로 과음을 하는 것도 마음에 걸렷고 그 주 주말에도 또 집들이가 예정되어 있었거든요. 속으로는 내심 떨렸지만, 마음을 가다듬고 평소처럼 저녁 준비를 해서 신랑과 식탁에 마주 앉았어요. 신랑은 금요일 저녁이니 퇴근 후 고된 심신을 달랠겸 또 자연스레 술을 곁들였죠. 저에게도 권하길래 그래도 내일 아침에 일어나면 테스트기를 해볼건데 전날 밤 술을 마시는 건 아니지 하면서 거절했어요. 이때 신랑 반응은 어땠냐구요? “어이구, 뭐 벌써 임신 된줄 아는거야? ㅎㅎ 임신 그렇게 쉽게 되는거 아니다~?!” 하는거 있죠. 저는 그래도 혹시나 하는 가능성에 떨리고 불안했는데 사실 저 날 저 말은 아주 쪼끔 지금도 서운하네요 ㅎㅎ 그렇게 저녁 식사를 마치고 잠자리에 들었어요. 그리고 다음날 새벽 5시가 조금 넘어서 눈을 떴어요. 혹시나 하는 기대와 불안에 깊은 잠을 자지 못해서 평소보다 엄청 일찍 일어나게 된거죠. 그렇게 화장실로 가 테스트기를 해 보았습니다. 테스트기가 조금씩 젖어들면서 검사창에 선명한 두줄이 생기더라고요. 그동안 후기글을 보면 흐릿해서 긴가민가 하다, 몇일 간격으로 몇개를 더 시험해 보았다 하는 말들을 많이 보았는데. 제 손에 쥔 테스트기는 너무도 선명하게 두 줄을 그어 보이더라고요. ‘으잉? 두 줄??? 나 임신인건가..? 임신인가봐..! 임신이라고..?’ ‘아니 결혼식 올린지 이제 두 달 남짓인데?’ 기쁨 보다 더 크게 드는 감정은 당혹감, 얼떨떨한 기분, 앞으로 바뀔 인생에 대한 걱정과 불안이더라고요. 그렇게 떨리는 손으로 테스트기 캡을 닫고 신랑이 자고 있는 침실로 갔어요. 우리 신랑은 잠에 빠지면 주변이 아무리 시끄럽고 밝아도 잘 깨지 않는 사람이에요. 코를 심하게 골때면 마구 흔들고 툭툭 쳐 보아도 절대 잠을 깨는 일이 없었죠. 그런데 전날 밤 말은 그렇게 했어도, 이사람도 기대와 불안이 섞인 잠을 청했던 걸까요. 자고 있는 신랑 침대 옆에 살짝 기대어 서 “오빠~” 하고 가만히 불렀는데 번쩍 눈을 뜨는거 아니겠어요. 당황해서 테스트기를 쥐고 얼어붙어 서 있는 저를 보면서, 똑같이 당황한 눈으로 “됐어????” 하는데, “응, 두줄이 나왔어” 하고 답했어요. 신랑은 바로 몸을 일으키더니 저를 데리고 거실로 나와 불을 제일 환하게 켜고 테스트기를 바라보더라고요. 꿈뻑꿈뻑 아직은 잠이 덜 깨 부은 눈으로요. 그리고 시선을 돌려 저를 보면서 두 팔을 벌려, 세상 따뜻하고 자상하게 안아주었어요. 날이 밝으면 병원에 가자고 말해 주면서요. 새벽 6시. 평소라면 동이트기 전 한참 단잠에 빠져 다만 몇시간이라도 더 잘 수 있다는 생각에 설레일 그 새벽에. 우리 부부는 그렇게 부모가 된다는 얼떨떨한 설렘으로 마음이 아주 분주한 아침을 맞았습니다. 2021. 7. 10. 아침 새벽. 꺼비를 처음 알게된 날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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