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4월 베동
/ 자유주제
(이벤트) 계획임신과 비건탈출
저희부부는 2014년도에 결혼했고 7년간 딩크족으로 지냈습니다. 신랑도 저도 아이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고 결혼할 때 영끌로 오래된 아파트를 신혼집으로 장만한 탓에 빚을 꽤 가지고 시작한지라 마음의 여유도 전혀없었죠. 아이에게 매여사는 것보다 둘이서 재미있게 사는게 더 좋겠다고 생각하기도 했구요. 그러다 둘다 나이가 마흔즈음 되었을 때 코로나가 터졌습니다. 딱히 맞벌이 하면서 재밌게 살았다기 보다는 여행을 좀 더 자유롭게 다닐 수는 있었는데 갑자기 모든 것이 단절 되었고, 갑갑한 시간이 길어질 수록 인생에 대한 회의감 같은 것이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자녀에 대한 고민을 처음으로 진지하게 해보게 되었습니다. 요즘 딩크족이 많다 하지만 제 주변에선 결혼을 안한사람은 있어도 자녀가 없는 경우는 없었습니다.(안생기는 경우 제외하고) 그리고 아기들 어릴 때는 다들 힘들다 낳지말라 하던 친구들이 어느정도 자라고 나니 이젠 자라는게 아쉽다고들 하더군요. 둘을 낳고도 더 낳고 싶다는 사람도 있었구요. 이해는 가지 않았지만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가장 고민했던 것은 현재는 몸도 편안하고 좋지만 나이들어서 과거의 선택을 후회해봤자 소용 없을 거라는 것이 크게 영향을 미쳤고 결국 하나는 있어야겠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마흔이 넘은 나이에 시작한 임신준비 과정이 순탄하지 않았습니다. 난임병원 다니며 시술까진 받지 않았지만 몇번의 화학적 유산을 경험하고 온갖 건강보조 식품등을 복용한 끝에 시험관 시술 직전에 두줄을 확인했습니다. 두줄을 확인하기 전에 임신을 직감한 현상이 있었는데 그게 조금 웃겼어요. 초여름부터 넷플릭스에서 환경다큐를 보면서 비건을 지향해야겠다고 생각하고 플렉시테리안을 실천하고 있었습니다. 임신 한달전 쯤 친구를 만나 샐러드를 먹고 샐러드에 들어있는 치즈와 버터가 들어간 것 같은 러스크도 먹고싶지 않다고 다 친구를 줘버리곤 했습니다. 그런데 마지막 배란일 후 일주일도 안된 시점 부터 갑자기 미친듯이 고기가 먹고 싶은 거에요. 고기를 먹지 않으면 너무 괴롭고 닭이던 소던 돼지던 간에 꼭 육류를 섭취해야했습니다. 같이 비건을 실천하고 있던 신랑이 퇴근해서 들어오다 고기를 뜯고있는 저를 발견하고 황당해 했습니다. 결국 생리예정일까지 안해보려던 임테기를 조금 일찍 사용해 보았더니 빼박 두줄이 나오고 하루가 갈수록 점점 진해졌습니다. 그래도 몇번의 화학적유산을 경험했기에 맘졸이며 피검사하고 진료실에 들어갔는데 담당샘이 웃고계셨어요. 이번에 배란도 잘 되었었고 피검사 수치 안정적이라고 시험관도 쉽지 않은길인데 너무 잘되었다며 이 나이에 이번 임신 유지되면 로또 맞은 거라고요 ㅎㅎ 기분이 너무 이상하고 믿어지지 않았습니다. 물론 여러가지 걱정도 되었지만요. 샐러드 먹으며 유난떨었던 친구에게 임밍아웃할 때는 이제 고기만 먹고 있다며 민망해 해야했지요 ㅎㅎ 이제 18주에 접어듭니다. 코로나는 여전히 심각하고 백신을 맞느냐 마느냐, 임산부 코로나 걸린 뉴스를 보면 심란하고 하루 하루 고비를 넘기는 기분이지만 다같이 잘 이겨내고 예쁜 아기 엄마들 되셨음해요! 베동 화이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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