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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5월 베동

/ 자유주제

이보다 허탈할 순 없다, 허무한 임밍아웃! 그리고 남편 직장(?)으로 산부인과 다니는 이야기

이보다 허탈할 순 없다, 허무한 임밍아웃! 그리고 남편 직장(?)으로 산부인과 다니는 이야기

결혼하신 분들은 한번쯤 그런 상상 해보지 않나요? 만약 내가 임신하면 남편에게 이 소식을 어떻게 알릴까? 서프라이즈로 짠 밝히면 남편은 어떤 반응일까? 7살 차이나는 저희 부부는 연애 5년, 결혼 1년차에요. 임신을 계획하고 준비하진 않았지만 결혼후 1년이 다 되가니 슬슬 임신 준비를 하게 되고 그러다보니 '만약 내가 임신하면... 남편한테 어떤 서프라이즈를 하지?'란 생각이 들더군요. 퇴근한 남편 눈에 띄도록 임신테스트기를 놔둘까? 일부러 입덧하는 척을 해볼까?오만 생각을 혼자 다해보며 (임신도 안했는데) 임밍아웃 이벤트를 짜고 있었답니다. 그러던 중, 제가 코로나 백신 1차접종을 예약한 9월 13일 아침이 왔어요. 출근 준비하던 남편이 갑자기 "백신 맞았는데 임신했으면 어떡하지?"라고 묻더군요. 저는 웃으며 그럴리 없다고, "임신테스트기 해보고 깔끔하게 한줄 나오는거 눈으로 확인하고 백신 깔끔하게 맞고올거야! " 라고 외쳤어요. 사실 예정일 상 임신테스트기가 두 줄 나올 시기가 아니었고, 백신 맞고싶은 마음이 더 컸기 때문에 임신테스트기를 하는 목적은 임신이 아님을 두 눈으로 확인하기 위한 하나의 의식이었어요! 그래서 소변도 안 받고 대충 흐르는 소변에 묻혔답니다. 임신일리가 없어 ㅎㅎ 이런 마음이었죠. 그런데 1분 후, 셔츠를 입던 남편이 "이게 무슨 뜻이야?"라더군요. 후다닥 가보니 소변이 절반만 대충 묻혀진 임테기가 절반만 두줄이 되어가고 있더라고요...😨 갑자기 정신이 어질해졌어요. "아니야, 이거 내가 제대로 안해서 잘못 나온 걸꺼야!"이러면서 임신임을 부정하며 다시 제대로 소변을 받아 두번째 테스트기를 해봤답니다. 결과는 또 두 줄!! 두둥!!!!😲 이제 출근 준비를 다 마친 남편이 두번째 테스트기를 보더니 갑자기 와락 저를 껴안으며 "고마워, 고생많았어" 이러고 바로 출근했습니다... 저는 엉겁결에 남편을 배웅하고 한동안 넋이 나가서 돌처럼 굳어있었어요... 문득 '그럼 백신 접종 취소해야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병원에 전화해서 자초지종을 말했더니 데스크 간호사선생님이 "임신 축하드려요!"라고 해주셨어요..이때야 현실파악이 되었어요. 아 .. 나 임신했구나... 으앙😭내가 생각한 임밍아웃 이벤트는 이런게 아니었는데!!!!! 남편에게 서프라이즈로 짠! 알려주고 남편이 당황하며 기뻐서 엉엉 우는? 그런 상황을 무수히 많이 상상해왔는데!!! 코로나 백신 맞겠다고 위풍당당하게 임신테스트기 했다가 예상치 못한 두 줄이 딱!!! 조마조마하게 임신일까 아닐까 초조해하는 상황도, 남편에게 비밀로 하다가 짠!하고 공개하는 이벤트도 모두모두 다 산산조각났어요! 이게 제 허무한 임밍아웃 스토리였습니다... 그렇게 예상치못하게 백신접종예정일날 자기 존재를 딱 밝혀준 아가가 지금은 13주가 되어서 꼬물꼬물 잘 크고 있어요!😍 이제 남편 직장(?)으로 산부인과 진료 보러 다니는 이야기 풉니다.. 사실, 산부인과 진료를 남편과 같이 보러 다니려면 남편이 휴가를 내던지 토요일 진료를 예약해야하잖아요? 저도 남편과 함께 진료보며 아기가 커가는 과정을 같이 보고싶었지만 굳이 엄청난 대기를 뚫어가며 토요일 진료를 예약하고 싶지 않았어요. 그냥 평일 오전에 나 혼자 갈래.. 이러고 있었죠. 하지만 남편은 무조건! 자기도 병원에 같이 가서 아기를 함께 보고 싶어했어요! 저희 남편은 대학병원 교수에요. 아기 산부인과를 어디로 다닐까 고민하던 저에게 자기 대학병원 산부인과에서 진료보기를 권하더라고요. 그럼 자기가 외래진료 없는 시간에 산부인과에 같이 가서 아기를 같이 볼수있다고요. 저 사실 대학병원 한번도 안 가봤거든요... 거기는 정말 아픈 병(?) 걸렸을때만 가는거 아냐...? 나 같은 일반산모가 "그냥 아기초음파 보러왔어요..."이러면 쫒아내는거 아냐...?😑 남편이 그런거 아니니까 걱정말고 오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남편이 산부인과 외래진료 예약도 다 잡아주고 처음으로 남편 직장(?)으로 아기집 보러가는 날이 되었어요(두둥) 출근하는 남편에게 "10시까지 산부인과 갈게, 좀 있다봐요"라고 인사하니 기분이 묘하더군요. 남편 출근시키고 이제 저도 나갈 준비를 하는데 참 묘하더군요. 그냥 산부인과 진료 보러가는거면 편한 옷에 노메이크업을 갈텐데, 그 곳은 남편 직장이기도 하잖아요? 후줄근하게 입고 가면 남편체면이 말이 아니려나..생각하면서 빡세게 화장하고 드라이하고 옷도 차려입고 하이힐까지 , 풀착장하고 산부인과 겸 남편직장에 갔습니다. 대학병원의 웅장함에 압도당한 채, 외래진료 접수를 하고 산부인과에 갔어요. 젊은 산모는 저밖에 없고 다른 분들은 다들 나이 드신 할머니들이 계시더군요. 아마 부인과 질환?으로 찾아오신 것 같았어요. 간호사선생님에게 아기집 확인하러 왔다고 말씀드리니 고개를 갸우뚱하시는 것 같았어요(제 느낌상...🙄) 조금 있으니 남편이 헐레벌떡 뛰어왔어요. 흰 의사가운에 청진기를 두르고..저는 남편이 의사가운 입은 것 처음봤어요.😁 매일 집에서 곰돌이 잠옷 입고 있는 남편이 병원에서 의사 가운 입고 있으니 제 남편 안 같더군요. 환자대기석에서 남편이랑 꽁냥꽁냥하고 있는데 산부인과 의사선생님들이 남편을 알아보고 서로 목례하더군요. 저는 혼자 머쓱🙄 그리고 제 차례가 되어, 진료실에 들어갔어요! 제 뒤로 남편이 따라들어오니 산부인과 선생님이 처음에는 갸웃하시더니 곧 웃으시며 "아, ***교수님 아기군요!" 하시더라고요. 알고보니 남편이 산부인과 인턴 돌때, 산부인과 레지던트였던 선생님이래요. 두 사람은 이미 오래전부터 안면이 있대요. 초음파를 보면서 설명해주시는데 아무래도 의사 남편이 옆에 있다보니 선생님께서도 의학용어 ( ?)가 자연스레 툭툭 튀어나오시더군요. "#@~%!%도 좋고요, %#@도 좋아요. 이게 yolk sack이고요, #~&@@가 보이긴 하는데 큰 문제는 안돼요, 남편분이 %#@ 처방해주셔도 되겠네요, 그런데 우리병원엔 @#%코드가 안들어와있어서 #&♤×로 처방하시면 될꺼에요" ????????? 저기.. 저....???저는 yolk sack 하나 알아들었어요...그래도 남편이 다 알아들었을 테니까요...🙄 초음파 진료 보려고 탈의실에서 옷 갈아입을 때마다 혼자 남겨진 남편이 안절부절 못하고 초조하게 대기실에 있나봐요.(아마 남편도 그 다음 환자 시술 들어가야 하는 시간이 다가오니까) 그런데 그 모습이 뭔가 다른 의사, 간호사선생님들에게는 '아내를 걱정하며 기다리는 쏘-스윗한 남편의 모습'처럼 비춰지나 봐요.😂 다들 저에게 "남편 분이 정말 많이 사랑하시나봐요"라고 한마디씩 건네시더라고요. 음... 11시까지 자기 진료실로 돌아가야해서 그러는거라고는 차마 말씀 못드렸어요. 두번째 진료도, 세번째 진료도 그렇게 저는 산부인과에(남편 직장에) 하이힐 신고 빡세게 꾸미고 가고 있답니다. 물론 이제 배가 불러오면 단화 신고 갈거에요.🥲 매번 진료 갈때마다 자기 시술 끝내고 헐레벌떡 뛰어오는 남편의 모습은 너무 사랑스러워요. 평일 오전에 대학병원 산부인과에서 남편과 함께, 오래 기다리지 않고도 여유롭게 아기가 자라는 모습을 함께 볼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있어요. 그리고 변비약, 입덧약도 언제고 원할때마다 남편이 처방해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뱃속에서 혼자 꼬물꼬물 너무나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는 우리 꼬물이에게 감사해요. 비록 임신을 처음 알게 된 순간은 너무나 허무하고 허탈했지만, 그때 이후로 매순간 순간 저와 남편의 시간은 희망과 사랑으로 가득차 있어요!❤

댓글

6

  1. 키득키득 웃으면서 읽었어요 ㅋㅋㅋ 허무한 임밍아웃이셨지만 읽는내내 슬의생 생각이 나서 ㅎㅎㅎ 든든한 남편이 계셔서 큰 걱정은 없으시겠어요!!! ㅎㅎ 건강한 아이로 순산하시길 바랄게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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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ㅎㅎㅎ감사합니다!안그래도 남편이야기하면 다들 슬의생 얘기를 하더라고요. 저는 안봤는데 재미있나요?!

  2. 남편이랑 나이차이며 저희랑 비슷한게 많으셔요!!ㅋㅋ 저도 평소 주기나 그런걸로 따지면 절대 알수가없을시기였는데 코로나백신&수면내시경 앞두고 비임신을 확인하려고 아주 가벼운마음으로 했다갘ㅋㅋ ..너무 얼떨떨하고 허무하게...😭 저는 오늘 12주4일차네요 다음주에 3주만에 병원가는건데 월요일만 오매불망 기다리고있답니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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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와! 빵빵덕님도 임신을 엉겁결에 아셨군요.. 12주 4일차시면 저와 임신 주수도 비슷하시고..진짜 신기해요!😃 빵빵덕님 아가도 예쁘고 건강하게 잘 크고 있을거에요! 예정일까지 우리 같이 힘내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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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별도 넘 궁금하시져? ㅠ ㅠ 전 내심..? 아니 대놓고 딸을 바라고 있는데.. 넘나 떨리는것 ㅠㅠㅋㅋㅋ 이제보니 임테기 한날도 똑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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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테기 날짜까지 똑같다뇨... 그날 우리는 똑같은 심경으로 얼떨떨한 하루를 함께 보냈었군요🤗 담주 월요일 병원 가시면 성별 힌트를 알 수 있지않을까요?! 내심/대놓고 바라시는 예쁜 공주님이기를 저도 기도할게요!!!(전 성별 너무 궁금해서 "타로라도 보러갈래?!" 이랬다가 남편이 미개하다는(?) 눈빛으로 쳐다봤어요 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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