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와 글을 읽다가 한참을 울었네요..저도 임신을 서두른 이유도 몸이 편찮으신 아빠에게 손주 보여드리고 싶어서였는데 임신 후기가 된 지금 언제 갑자기 돌아가실지 모른다는 생각에 마음 졸이며 지내고 있어요 아버님께서 손주 태어나는거 까지 보시고 가셨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지금 임신소식을 아셨다면 얼마나 기뻐하셨을까요.. 가시는길에 딸 외롭지말라고 아빠대신 함께해줄 아기천사 보내고 가셨나봐요 누군가 떠나면 그 자리에 누군가가 오듯이요..
2022년 3월 베동
/ 자유주제
[이벤트]한 사람이 떠나고, 한 생명이 오다
[당연히 기다리실 줄 알았습니다] 결혼 후 당연하게 찾아올거라고 생각했던 임신은 3년이 지나니 우리 부부에게 가장 간절한 소망이 되었어요 시험처럼 치열하게 노력 한다고 합격! 하는 것도 아니고 무엇을 노력 해야하는지 혼란스러웠고 불임은 없는 세상이라더니 "원인이 OO입니다"라고 얘기해주는 곳도 없더군요. 안해본게 뭐가 있을까라고 검색하다보면 스트레스는 쌓여가고 또 스트레스가 문제라고 하니 긍정적으로 마인드컨트롤 하는것도 숙제처럼 느껴지는 시간이였습니다 어느덧 시험관 한 지 1년, 내 배에 주사를 찌르는거 그까이거 괜찮았습니다 37살? 에이 나이 뭐가 어때서? 싶다가도 주변에서 기다리는 사람들 때문에 마음은 바빠지더라구요 저희 아빠가 그 중에선 가장 앞 줄에 계셨죠. "세희야, 요새 회사일 많이 바쁘니? 어이구 너무 힘들면 안되는데.. 그러면 애기도 잘 안들어서는데.." "세희야 아빠는 이제 소원 딱 하나밖에 없다. 손주 보고 사는거지 뭐" 모든 대화에 기승전임신이 되버리니 가끔 짜증이 올라왔어요. "아빠 그런얘기 그만해. 너무 기다리면 안온대" 애써 무심한 척 넘겼어요. 저는 요상한 확신이 있었어요. 아빠는 간절히 기다리던 손주를 보셔야 하니 아주 오래 살아계셔줄거야.. 엄마는 고등학교 때 급하게 떠나셨지만 아빠는 엄마몫까지 우리 옆에 계실거야.. 당연히 기다려줄거야.. 왜 저는.. 그런 말도 안되는 확신을 가지고 살았을까요? [아버님께서 집에서 주무시다 돌아가셨습니다] 아빠는 엄마를 보내고 20년을 강원도 시골에 사셨어요. AI처럼 새벽 5시 반에 매일 일어나 산을 올랐고, 신문을 읽으며 된장찌개로 아침을 드시는 것을 지겨워할줄 모르는 한결같고 건장한 아빠. 단 한번도 아프다 한 번 내려와라 한 적 없었던 아빠. 철인같던 아빠가 유일하게 바랬던건 막내딸의 전화 한 통이였어요 바쁜 회사일과 시험관을 핑계로 전화는 하루, 이틀 미루다보면 아빠는 통화목록에서 보이지 않아질때가 많아지곤 했어요 그러던 어느 평범한 하루, 회사에 있다 걸려온 전화 한 통 생전 연락 없던 친척 오빠가 급하게 문자로 아빠에게 전화를 걸어보라는거예요. 어디 아프신가? 급히 아빠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왠 낯선 남자가 "경찰 입니다"라고 뱉은 차가운 목소리. 등골이 서늘해지면서 다음 말이 마치 꿈처럼 아득하게 느껴졌어요. "...아버님께서 집에서 주무시다 사망하셨습니다" [한 사람이 떠나고 한 생명이 오다] .. 아빠는 그렇게 어이없고 허망하게.. 예고도 없이 저를 떠나셨어요. 아빠에게 전화 한통도 그렇게 비싸게 굴어놓고, 어이없게도..아빠가 없는 이 세상이 너무 차갑고.. 무엇보다 무기력했어요 하고 싶은 것, 갖고 싶은 것이 없어지니 치열했던 시험관 준비도 사치라고 느껴지더군요. 그렇게 아빠가 떠난 지 5개월.. 믿을 수 없는 임신테스트기의 두 줄, 기다리던 아기천사가 기적처럼 찾아왔어요. 하지만 저는 그 날 하루종일 눈물이 멈추지 않았습니다. 아빠가 몇 달만 더 계셨어도 손주 소식을 들으셨을텐데 라는 분노와 허망함이 밀려오다가도.. 아빠가 선물을 주신게 틀림없다는 이상한 확신 아주 저를 오랫동안 지켜줄거라 믿었던 한 생명이 예고도 없이 떠났고 간절히 바래온 새 생명은 제가 가장 무기력했던 시기에 찾아왔습니다. 아빠가 남겨주신 수많은 편지를 보며 어떤 부모가 되어야 할지를 더듬거립니다 "삶의 노트는 자기가 쓴단다. 어느 누가 대신 안한단다. 삶은 하나의 꿈이고, 도전이다. 그것을 실현시키고 부딫치며 마주해야 되겠지 삶은 값진 것이다. 그것을 보살펴라" 아기천사도 얼른 보고싶지만 아빠가 너무 보고싶은 밤 입니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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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적인글 응원하고싶어요 힘내세요! 출산까지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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