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3월 베동
/ 자유주제
(이벤트참여, 깜짝임신) 꺼비를 처음 알게된 날_2
토요일 새벽 일찍이 테스트기를 확인하고, 병원에 가서 확실한 검사를 해야 겠다는 생각에 인터넷에 산부인과를 검색하기 시작했어요. 신혼집 이사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주변에 식당이나 가게도 잘 모르는데. 어느 산부인과가 좋은지 찾아보는 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더라고요. 그런데 그때, 번쩍! 결혼식 전 네일아트를 하려고 찾았던 가게 원장님의 오지랖 좋은 수다가 생각 났어요. “어머 결혼식이 언제에요? 언제 여기로 이사왔어요? 어머 그럼 새댁 애기 계획은 있고? 어 그래, 있어? 그러면 요새 난임이다 불임이다 하니까 미리 병원도 가보고 해야돼~ 주변에 좀 알아요? 여기 근처 사는 엄마들은 xx병원 많이가~ 시설도 크고 편리해서. 그런데 거기는 대기도 많고 사람이 많으니까.. 음 그러면 oo병원 여기도 괜찮아. 시설 규모는 거기보다 좀 작아도 잘 한다더라고” 결혼식을 코앞에 두고 네일 아트를 받으러 간 터라 안그래도 마음이 분주한데. 그 원장님은 참 이것저것 질문을 해 가며 저에게 해 주고 싶은 이야기가 많은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뭐든지 들어두면 정말 쓸모가 있다고.. 그 당황스러운 아침 그 원장님이 추천해 준 병원 이름들이 딱 생각 나는거 있죠. 그렇게 검색해 보니 병원 오픈 시간 까지 남은 시간은 세 시간여. 신랑과 아침을 간단히 차려 먹고 덜덜 떨리는 마음으로 병원에 갈 채비를 했어요. 원래는 차를 타고 갔을테지만 열흘 전 쯤 제가 제법 큰 접촉사고가 있던터라 우리의 애마는 서비스센터에 들어가 있었고, 버스를 타고 병원으로 향했습니다. 아..! 나중에 생각해 보니 사고 당시 이미 저에게는 꺼비가 찾아와 뱃 속에 자리하고 있었더라고요. ㅎㅎ 따져보니 4주차 쯤 되었을 때 였더라고요. 그때 아마 우리 꺼비가 ‘나중에 내가 태어나서 타고다니기에는 이차는 좀 작지! 에잇!’ 하면서 교통사고에도 놀라지 않고 오히려 잘 지나가 주었나 하는 약간은 우스운 생각도 들었답니다. 아 덕분에(?) 저희 부부는 그 차를 떠나 보내고, 나중에 아이가 태어나서도 넉넉하게 다닐 수 있는 차를 마련했습니다. 우리 꺼비가 아주 큰 그림을 그렸어요. ㅎㅎㅎ 그렇게 병원에 도착해서 진료 차례가 다가왔고, 티비에서나 보던 광경 속에 제가 앉아 있더군요. 아무리 봐도 낯선 의자에 그보다 더 민망하고 낯선 포즈로 앉아 초음파 진료가 시작되었어요. 저는 진료의자에, 신랑은 보호자 의자에 앉아 온 귀를 의사 선생님 목소리에 집중했어요. “자 여기 보이는 이게 애기집이고, 이게 난황이에요~” 의사 선생님의 설명을 듣는데 저랑 신랑은 그때까지도 영문을 몰랐죠. ‘아니, 그러니까 애기집이고 난황이 있다는건 알겠는데, 그러니까 애기는 어디 있냐고? 임신이라는 거야 아니라는거야?’ 계획에 없던 임신에, 관련 지식도 없던 우리 부부는 그때까지만 해도 임신인지 아닌지 눈만 꿈뻑이면서 서로만 말똥말똥 바라봤어요. 이윽고 의사 선생님의 쐐기를 박는 한마디. “5주 반 입니다. 축하합니다!^^” “네? 임신 맞다고요?” 그렇게 우리 부부는 임신 사실을 알게 되었고, 초음파 사진으로 꺼비의 존재를 처음 보며 실감했습니다. “아! 그런데 우리 오늘 집들이는 어떻게 하지? 오빠 친구들 오기로 했자나~” 병원을 나서면서 든 생각이었어요. 네 맞아요.. 이런 일이, 갑작스러운 임신 사실을 알게 될지 우리의 미래는 한치앞도 모른채 잡아둔 집들이 약속이 그날도 있었습니다. ㅎㅎ 그리고 그 후로도 몇번의 주말 손님 맞이 일정이 잡혀 있었죠.. 결국 당일에 취소하는건 너무 큰 실례 라는 판단에 손님을 맞았고, 그날의 손님들이 우리 부부의 임신 소식을 처음으로 듣는 행운의(?) 손님들이 되셨습니다. ㅎㅎ 물론 이제는 술이 빠진 건전한 저녁 파티로 진행되었습니다. 혹시나, 저처럼 임신 사실을 모르고 술을 드셨던 산모들도 계실 것 같아요. 저도 이 부분이 제일 걱정되어 임신 이라는 이야기를 듣자마자 의사 선생님께 고해성사 하듯 질문 했거든요. “저기 선생님, 제가 결혼한지 정말 너무 안되서요~ 요새 매일 그리고 주말마다 집들이다 뭐다 해서 술을 정말 많이 마셨거든요~ 근데 괜찮을까요?0_0” 이런 질문을 받은 의사 선생님의 답변은, “하하, 모르고 먹은건 다 괜찮아~! 이제부터 조심하면 되요!^^” 너무도 통쾌하게 이렇게 말씀해 주셨어요. 23주차에 접어든 지금 꺼비는 건강하게 자라고 있답니다. 혹시 저 처럼 걱정 하셨던 분들 맘 편히 가지시고, 임신한 사실을 알게 된 후로 조심해 주시면 될것 같아요. 2021. 7. 10. 아침 병원 오픈시간 꺼비를 사진으로 처음 만난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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