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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4월 베동

/ 자유주제

(이벤트참여) 깜짝도 이런깜짝이 없었던 임신

저희 부부는 결혼 후 1년동안 신랑과 자주 아기에 대한 얘기를 나누었었어요. 아기 생각이 없는 저와는 달리 신랑은 아기를 너무 좋아하고, 2세가 생기기를 바라와서 조율이 필요했거든요. 그렇게 산책길의 2세 대화가 몇 개월쯤 되었을 때 신랑이 이러더라구요. "나는 아기가 정말 갖고 싶지만 여보가 이렇게 까지 스트레스받는 일이 될 줄은 몰랐어. 아직 생기지도 않은 아이보다 나는 지금의 우리가족이 더 소중해. 우리 이렇게 만복이랑(반려견) 늙어가는 것도 좋을 것 같아."라구요. 그 말에 감동받은 저는 일주일간 다시 혼자 그 말을 곱씹었고 그 생각의 끝에 아기의 문제는 자연스럽게 두자고 정리했어요. 그렇게 저희의 2세 계획은 생기면 잘 키우고, 안 생기면 지금처럼 셋이서 잘 사는 걸로 마무리 되었어요. 단, 3년 이상의 신혼생활은 사수하기로 하고 말이예요. 올 해는 그 3년이 되는 해 였어요. 그리고 저는 올 해 거주지에서 50km떨어진 다른 지역으로 발령이 나서 새 근무지 적응에, 2시간 출퇴근운전에 정신적, 체력적으로 방전된 상태였죠. 신랑은 회사일과 대학원수업을 병행하느라 같은 상태였구요. 저러한 이유로 저희는 각자 침대에서 노터치를 외치며 에로스보다는 수면의 질을 선택했어요. 그렇게 피임조차 필요 없는 봄이 지나고 여름이 지나버렸네요. 그러다 누구나 기다리는 여름휴가 기간이 찾아왔죠. 저는 휴가가 1달정도로 긴 편이라 마음껏 늦잠도 자고 여유롭게 바람도 쐬러 다니다 보니 그간의 피로가 풀리는 것 같더라구요. 그 즈음 신랑의 대학원도 방학이 되었구요. 그러다보니 사라진 줄 알았던 에로스세포가 다시 고개를 드밀었고, 3년의 신혼보장을 잊은 채 몇 개월만에 우린 진짜 신혼의 시간을 보내게 되었죠. 봉인해제에 고삐풀린 신랑은 겁도 없이 피임조차 하지 않았지만 칼주기였던 저는 일주일이나 훨씬 남았으니 괜찮을거라 위안삼았는데... 그것이 저희 부부의 온전한 마지막 신혼의 밤이 되었어요. 예민한 성격의 저는 그 날 이후로 10일이 지나자 느껴본적 없는 배당김이 느껴지며 왠지 싸한 기분이 느껴지더라구요. 우린 알잖아요. 여자의 촉이라는 거.. 그 촉을 떨쳐내고자 신랑과 급 캠핑을 떠났고, 그 곳에서 다신오진 않을 꿈 같은 시간을 보내고 왔어요. 그리고 정확히 2주되는 날 임테기의 두 줄을 보게 되었죠. 2주가 되던 광복절날, 아침 신랑은 자다가 날라오는 베개에 봉변을 당하며 깼고, 저의 외침에 광복절을 맞이 한 독립투사 처럼 연신 싱글벙글거리며 저와 함께 산부인과를 갔어요. 피검수치는 59. 이틀 후는 126. 산부인과에서도 이정도로 빨리 아는거면 계획하고 기다리시는 분들 아니면 모른다고 하더라구요.. 그렇게 저희부부에게는 4개월간의 금욕기의 봉인해제, 때마침 찾아 온 생리불순, 거기에 부부PT로 인해 건강해 진 신체의 3박자가 딱 맞아 떨어져서 갑자기 아기천사가 찾아 왔어요. 처음에는 받아들이기 너무 힘들어서 우울증에 공황증세까지 더해져서 너무 힘들었는데 배려심깊은 신랑 덕에 잘 이겨내고 지금은 행복한 임신중 시간을 보내고 있답니다. 서로 다른 이유로 너무 놀랐던 21년 8월 15일의 아침은 잊을 수가 없지만 지금은 같은 이유로 행복해 하고 있어요. 아직 모성애라는 건 없지만 그래도 저를 재촉하거나 나무라지는 않으려구요. 계획임신이든 깜짝임신이든 받아들이기로 한 모든 가정에 행복과 축복을 진심으로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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