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스위스에 살고 오늘이 7주 3일차네요.. 넘 고생하셨고 축하드려요! 아직 초기라 불안함의 연속이지만 생각보다 강하다는 아기의 생명력을 믿고 힘내 보아요!! :))
2022년 7월 베동
/ 자유주제
국제 커플의 임신 이야기
저희 부부는 한국-스위스 국제 커플입니다. 제가 만 32세, 남편이 28세이던 2014년 결혼했고, 3년 뒤인 2017년 11월부터 가족 계획을 시작했지만 궁합도 안 본다는 4살 연상연하 커플의 명성은 어디로 간 건지, 아이는 빨리 찾아와주지 않았어요. 초경 이후 생리를 매우 규칙적으로 했고, 자궁근종 같은 증상도 없어서 제 생식 능력에 한치 의심도 없던 저였기에, 시간이 지날수록 불안과 초조함이 높아져 갔습니다. 그렇게 4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고, 이미 노산에 접어든 39세 나이에 무작정 자연임신만을 기다리기엔 인내심에 한계를 느낀 저희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2021년 3월, 1차 시험관 시술을 위해 스위스 취리히 소재 난임 클리닉에 찾아갔습니다. 담당의는 보험이 된다는 이유로(!) 비급여인 시험관 시술보다 인공수정을 먼저 해볼 것을 권했지만, 지난 4년간 난임으로 마음고생을 심하게 한 저희 부부는 인공수정보다 확률이 높은 편인 시험관을 택했지요. 그렇게 한 달 반 가량의 장기요법이 시작되었습니다. 한국과 달리 장기요법을 쓰는 스위스는 주사가 아닌 코에 뿌리는 스프레이로 시험관 시술의 포문을 엽니다. 그 후 온갖 약과 주사로 점철된 나날들을 보내고, 고생 끝에 채취한 난자 수는 14개. 그 중 8개가 수정되었지만, 냉동배아는 단 한 개도 나오지 않았고, 다태아는 절대 안된다는 의사의 만류로 단 한 개의 배아만을 이식했어요. 기다림의 시간이 지나 받아든 성적표는 비임신. 실패 원인을 묻는 저에게 ‘당신 난자가 늙어서 그래요’라 답하는 의사의 말이 비임신이라는 결과보다 더 슬프게 다가왔습니다. 그 후 눈물과 회한이 가득한 6개월을 보내고, 어느 정도 감정을 추스린 저희 부부는 9월에 한국에 가서 2차 시험관을 해보기로 결심했습니다. 스위스에서 한 번 해봤으니, 한국에서도 해 보는게 공평하다는 생각에서요. 코로나 상황이라 남편 비자에 자가격리면제서에 백신증명서에, 서류만 이만큼 준비해서 정말 어렵게, 어렵게 한국에 들어왔습니다. 이미 몇 년 전 송파 사랑아이로 병원을 점찍고 나팔관 조영술도 그곳에서 했던 만큼, 망설임 없이 병원을 찾아갔어요. 여자 의사 선생님을 원한 제게, 병원 측은 염진아 원장님을 소개해 주셨습니다. 이미 1차로 장기요법을 경험했기에, 한국에서 시행한 단기요법은 정말 식은 죽 먹기였습니다. 1차 때보다 기간도 짧고, 부작용도 적어서 힘듦 없이 착착 진행이 되었지요. 기분 좋게 시술에 임한 덕일까요? 난자도 1차 때와 크게 다르게 않은 12개나 나와주었습니다. 남편이 미리 채취해 놓고 간 정자와의 수정을 거쳐, 1차 때는 하나도 나오지 않았던 냉동배아도 무려 6개나 나왔고요. 원래 3개를 이식하려고 했지만, 배아 상태가 너무 좋아서 2개만 넣어도 충분하겠다는 배양실 실장님의 의견을 믿고, 잘생긴 배아 2개를 이식했습니다. 기대와 긴장의 11일이 지나고, 대망의 첫 피검날이 왔습니다. 피를 뽑고 집에 돌아와 결과를 기다리는 3시간이 3일 같았어요. 그리고 마침내 병원에서 걸려온 전화. 간호사 선생님일 줄 알았는데, 수화기 너머의 목소리는 담당 원장님이셨어요. «1차 피검 수치 99.7, 안정적인 임신이에요.» 내가 ‘임신입니다’라는 말을 듣는 날이 오다니! 난임으로 몸과 마음이 아팠던 지난 4년을 한꺼번에 보상받는 기분이었습니다. 스위스에 있는 남편에게 임신 소식을 전하면서, 둘 다 전화기 붙잡고 울음을 터뜨렸어요. 저희 부부에게도, 이런 날이 오더라고요. 이 글을 쓰는 현재, 저는 임신 7주 4일 차를 지나고 있습니다. 지난 주에는 아기의 심장 소리를 들었어요. 1.3센티미터 콩알만한 작은 몸에서, 심장은 참 씩씩하게 팔딱팔딱 잘도 뛰더군요. 제 몸에서 또다른 심장이 뛰고 있다는 사실에 전율이 느껴졌습니다. 한국에서 2차 시험관에 도전하지 않았다면, 이렇게 임신의 기쁨과 생명의 신비로움을 직접 느낄 수 없었을 거예요. «제가 출국 전까지 꼭! 임신 성공시켜 드리겠습니다» 라며 의지를 다지고, 간호사 선생님보다도 먼저 피검 수치를 확인한 뒤 직접 기쁜 소식을 전해주신 염 원장님, 1차 시술 때 들은 ‘당신 난자가 늙어서 그래요’라는 말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제게 «이건 되는 배아예요»라며 완전히 상반된 힘과 자신감을 주신 배양실 실장님, 차분한 목소리로 꼼꼼하게 시술을 도와주신 보조 간호사님, 놀라운 손기술과 친절함, 프로페셔널한 태도로 난자 채취와 이식, 피검 과정에 힘을 보태주신 시술실 간호사님들 및 의료진, 정말 너무너무 감사한 분들입니다. 여성으로서 제가 겪어본 난임은 얼마나 이어질지 모를 깜깜한 터널을 홀로 지나는 일처럼 느껴졌습니다. 쉽게 임신한 주변 사람들은 이게 영혼과 정신에 얼마나 큰 상처를 남기는지 절대 알지 못합니다. 지금 시험관 시술 중이신 분들이 이 글을 보신다면, 타인의 무례하고 의미없는 말들에 너무 마음 아파 하지 마시고 터널의 빛을 찾아 계속 전진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한 발, 한 발, 그렇게 나가다 보면, 결국 한 줄기 빛이 여러분 앞에 펼쳐질 것입니다. 다들 원하시는 가족 계획 모두 이루시고, 다복한 가정 만드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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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으로 축하드려요 저희도 시험관 3차만에 7주아가를 와이프가 품고있습니다. 옆에서 와이프와 함께였기에 와이프가 얼마나 심신이 힘들었는지 정말.. 주위에서 시험관? 그거 그냥 정자난자 수정해서 넣으면 바로 임신되는거아냐? 라고 가볍게 생각하는분들이 많지만 모르니까 당연한거다 생각하고 넘겨요^^ 일일이 설명하기도 싫고요 긍정적인 좋은생각과 힘으로 아가와 반려자와 함께 행복하세요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짝짝짝 👏👏👏 뉴질랜드에서 첫 시험관 성공하고 오늘 피검 220 확정 받았어요 ^^ 타지에서 마음고생을 얼마나 했을지 코로나 시국에 한국까지 간 보람이 있었네요. 저도 한국 기술과 스피드 엄청 부러웠거든요 ㅠㅠ 예쁜 호랑이 아가 품에 안는 그날까지 화이팅!!
글에서 스위스라는 말을 듣고 제가 아는 그커플이신듯해서 괜히 미소지어집니다🙂 혹시 sunny님 맞으신가요? 제 예감이 맞다면요^^ 아니면 낭팬데...ㅎ 너무너무 축하드려요 🎉

앗 주변에 한-스 커플이 있으신가보군요! 저는 안타깝게도 말씀하신 그 분은 아닙니다만 축하와 댓글 감사합니다~^^

탈퇴한 유저
어려운 도전하셨는데 고생하셨어요 복덩이가 찾아왔으니 행복한 일들만 가득할꺼에요 축하드려요!

정말 복덩이가 와 준 것 같아요~따스한 말씀과 축하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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